2010년 4월 28일 수요일

'공연'을 포지셔닝 시켜야한다.

한 '편'의 영화를 보러가는 관객들과 한 '판'의 공연을 보러가는 관객들의 성격은 다르다.
... 중략 ...
그래서 이 '판'에서는 함께 동참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고, 그 판에 누구하나 '깽판'을 치면 판은 자동으로 깨지기 마련이다.

- 탁현민, < 상상력에 권력을 > 중에서 -


오늘은, 개인적인 저의 관심사인, 아니 저의 밥벌이인 공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 탁현민은, 제가 뒤늦게 공연계에 입문하려 할 때 수업을 한 번 들었던 적도 있는, 공연계에서는 나름 알려진 공연기획자입니다.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이기도 하고요.

저자는, 영화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것을 구경하러 가는 자리지만, 공연은 누군가 벌려놓은 '판'에 한자리 끼어들기 위해서 간다는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러 가는 것과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은 그만큼 차이가 있습니다. 영화는 개인적으로 작품을 보는 것이지만, 공연은 다 함께 즐기는 부분이 더 강합니다. 공연 전체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모든 관객이 만족할 수도 있고, 대부분이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저자의 의견에 앞서, '공연'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굉장히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 한 '편'은 쉽게 보러 갑니다.

"우리 내일 뭐 할까?" 라는 질문에
"영화나 한편 볼까?" 라는 대답은 굉장히 쉽게 나옵니다. 하지만,
"공연 하나 볼까?" 라는 대답은 굉장히 듣기 힘듭니다.

눈치 채신 분이 계시겠지만, "공연 보러 갈까?"라는 대답을 듣기 힘든 것 뿐만 아니라, 공연 한 '편'을 보러 가는지, 공연 한 '판'을 보러가는지, 아니면 공연 한 '개'를 보러 가는지 조차도 굉장히 애매합니다.
그게 뭐 중요하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인식에 '공연'이라는 것이 굉장히 애매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공연을 보러 갈 때는 어떠한 경우일까요?

재미있게 놀고 싶을 때?
예술적 감수성을 채우고 싶을 때?
무언가 다른 것을 해보고 싶을 때?

위 항목들 각자에 해당하는, 혹은 위에서 두 가지 이상의 것들에 해당하는 공연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마케팅적으로 보자면, 저 셋 중 어느 상황에 우리가 처했다고 생각했을 때,
"그래 그럼 공연보러 가자"
고 할만한 상황은 없습니다.
즉, '공연'이라는 것은 소비자의 마음 속에 그 어떤 포지셔닝도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공연'이라는 것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볼 수도 있으니 '공연'자체를 포지셔닝 하려 하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 '싸이 콘서트' 하면 '미치게 놀아보자'라는 정도의 이미지는 갖고 있지만 '미치게 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공연'이라는 것이 생각나지 않으면 '싸이 콘서트'도 떠오를 수 없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업계에 대한 이야기를 쓰다보니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말이 점점 길어지려 하는군요. 워~~~~

책에 나오는 저자의 생각 중 동의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지만,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시각만큼은 굉장히 공감이 갑니다.
"대중문화는 단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보다 진보시키는 무엇이어야 마땅하다. 그것이 대중문화가 존재하는 이유여야만 한다."

솔직히, 공연계 많이 어렵습니다. 어찌보면 저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기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연 한 '편'이건, 한 '판'이건, 한 '개'이건 간에, 개인적으로는 '공연'이라는 카테고리 자체를 포지셔닝시키고, 제가 앞으로 만들 공연들을 브랜딩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할겁니다. 그리고 전 대중문화를 다룰 거고요. 쉽지 않겠지만, 될 때까지 해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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