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3일 금요일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누구보다도 훌륭하고 준법정신 투철한 38명의 퀸스 시만들은 무자비한 살인마가 큐가든스에서 한 여성을 미행하고 세 번에 걸쳐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 1964년 어느 날 뉴욕타임즈 1면 기사 -


오늘은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가 지은 < 슈퍼 괴짜경제학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몇년 전 이 책의 전작인 < 괴짜경제학 >을 읽고 스티븐 레빗의 팬이 되었었기에, 서점에서 이 책을 보자마자 집어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 괴짜경제학 >과 < 슈퍼 괴짜경제학 >의 주제는,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입니다.

위 내용은 이 책 중 나오는 뉴욕타임즈 기사입니다.
위 사건은 굉장히 오랫동안 큰 반향을 일으켰던 사건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 유명한 < 설득의 심리학 >에도 소개가 되었었고, '키티 제노비즈 신드롬' 이라는 말까지 생겼지요. ( < 설득의 심리학 >에 소개된 내용은 후반부에 따로 적어두겠습니다. )

자, 그럼 < 슈퍼 괴짜경제학 >에서 위 사건을 다루는 방향을 한번 보겠습니다.

키티 제노비즈 사건에 대하여 발표되었던 내용과, 실제 사건 내용을 보면 의아한 점들이 많습니다. 우선, 다른 것은 다 차치하고서라도, 뉴욕 경찰청은 이 사건에 대하여 두 명의 범인을 체포했습니다. 뉴욕 경찰이 한 명을 이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하였는데, 몇일 뒤 다른 일로 잡힌 범인이 범행을 자백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첫번째 습격이 발생했던 시각은 새벽 3시 20분입니다. 모두들 자고 있을 시간입니다. 또한, 두번째 공격은 아파트 건물 현관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일어났으며 첫번째 공격을 목격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웃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장소였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공격은 두차례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세번에 걸쳐 있었던 것이 아닌 것이지요.(물론 이 모든 내용은 < 슈퍼 괴짜경제학 >에 나와있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찾은 얘기는 아닙니다. ^^)

저자는 결국, 이 키티 제노비즈 사건에 대하여 알려진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위에 제시한 예 말고도, 다른 증거들도 책에 나와있습니다. 저자의 촛점은 그러면, 왜, 어떻게 이러한 의도치 않은 조작(?)이 일어난 것인가에 맞춰저 있습니다.

위의 뉴욕타임즈 기사는 대부분의 범죄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경찰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경찰이 사실이 아닌 정보를 준 것입니다.(후에 사실이 아닌 정보들은 밝혀져습니다.)
경찰의 입장에서는, 이야기를 과장할만한 충분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경찰이 한 사건에 대하여 두 병의 범인을 체포했다는 것은 사람들의 비웃을 사기에 충분했고, 사건의 잔인성을 고려할 때 비난의 화살이 누구에게 향할 것이냐에 대해 경찰은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뉴욕타임즈 또한 '대중의 무관심'처럼 이후 수십 년 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될 거대한 사회적 이슈를 다룰 기회가 오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지요. 즉, 경찰과 뉴욕타임즈 각자 나름대로의 '인센티브'에 의하여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세상에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책에는 당연히 훨씬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다 지웠습니다 ㅠ.ㅠ)
스티븐 레빗은 전작부터 지속적으로 '사람은 인센티브 반응한다'는 이야기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예를 우리 실생활 속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사례들에서 찾고 있고요.

저자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적절한 레버를 찾을 수만 있다면 나쁜 방향으로든 좋은 방향으로든 인간이라는 존재를 조종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제가 책을 읽은 후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는 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람들이 공연을 좀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레버는 무엇인가??"


[참고]
'인센티브'에 대한 내용을 쓰면서도 제가 위 기사를 발췌한 이유는,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 설득의 심리학 >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서 다루었었고, 이에 대해 접근하는 방향이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건에 대한 두가지 생각이라는 점에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사실 이 사건의 경우 두 접근은 가정 자체가 다른 접근이기에 비교를 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설득의 심리학 >에서 다루는 방향은 말 그대로 심리학적으로 왜 사람들이 신고를 하지 않았는가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뉴욕타임즈에서 나온 기사를 사실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책에서는 그 이유를 다수가 함께 있기 떄문에 생기는 책임감의 분산, 그리고 사회적 증거의 법칙과 다수의 무지라는 현상으로 설명합니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수가 같은 상황에 함께 있으면 '누군가가 도와주겠지.'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벌이지는 일의 경우 실제로 그 모습만 보고는 상황을 판단할 수 없기에(길가에 누워있는 저 사람은 갑작스럽게 심장마비가 온 사람인가? 아니면 술에 취해 잠든 사람인가? 등 - < 설득의 심리학 > 중에서 - ) 주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조심스레 살펴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사회적 증거를 찾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경우 주변 사람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살피게 되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게되는 '다수의 무지'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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