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컨버스 브랜드에서 파는 캔버스화와 똑같은 스타일로 신발을 만들어 팔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방법은 가장 컨버스다운 컨버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상품으로는 차별화시킬 수 없었다. 하지만 가치와 정보로는 차별화시킬 수 있었다. 바로 '오리지널'이라는 브랜딩이다.
- 권민, < Unitas Brand Vol. 13 - 브랜딩 > 중에서 -
지금은 굉장히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가 된, 말 그대로 '브랜드'라 인정받는 위치에 오라간 컨버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 또래 분들이라면 아마 기억하시겠지만(제가 몇살인지는... 글쎄요 ^^;) 컨버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꽤나 오래전 일입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사실 그냥 좀 괜찮은 실내화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소위 '짝퉁'들이 매우 많이 나왔죠. 아니, 사실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그 당시에는 '짝퉁'이라고 불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실내화 시장이었죠. 그리고 컨버스는 그 중에 하나였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컨버스 수입 및 판매 업체가 바뀝니다.(기존 업체와 현재 업체가 둘 다 유명하여 직접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관심있는 분들은 바로 찾으실 수 있으실테니.. ^^; )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죠.
컨버스라는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도 않았을 뿐더러, 아는 사람들도 그냥 좀 싼 실내화 같은 신발로 인식하던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디자인이 거의 비슷한 정체 불명의 캔버스화들이 매우 싼값에 사방에서 팔리고 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컨버스는 그 상황에서 '오리지널'이라는 가치를 브랜딩의 무기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컨버스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소비자들에게 획기적인 제안을 합니다. 사방에 똑같은 캔버스화들이 깔려있으니 자기만의 신발을 만들라는 것이지요. 즉, 캔버스화인 컨버스를 말 그대로 미술의 캔버스로 만들어 사용자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것과 함께 컨버스의 소비자는 신발이 신는 사람이 아니라 컨버스 브랜드를 모으는 수집가라고 정의했습니다. 신발을 작품이라고 생각할 때 소비자는 수집가가 된다는 것이지요.
지난 주 권민 편집장님의 세미나에 가서 알게 된 이야기지만, 사실 운도 많이 따랐던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을 브랜드 가치로 정하고 밀고 나가자, 이전의 수입 판매처에서 본인들이 팔고 있는 것들이 오리지널이라고 광고를 무지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 회사는 재고가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거든요. 재미있게도 그 업체의 광고들은 사람들에게 캔버스화에도 '오리지널'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는 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운이 더 많이 작용한 듯 합니다. 당시 컨버스를 새로 팔고 있던 회사는 광고비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존의 수입업체가 좋은 일만 해준 셈이 되면서 새로운 회사는 완전히 기사회생했던 것이지요. 과연 기존 업체의 광고가 없었어도 살아날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좀 남습니다.
위의 내용은 브랜딩에 관련된 이야기이지만, 솔직히 아직 마케팅과 브랜딩의 정확한 차이점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즈음 워낙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넓은 범위로 활용되고 있어서요.
위의 경우도 마케팅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결국 소비자에게는 없던, 캔버스화의 '오리지널'이라는 인식을 새롭게 만들어 캔버스화의 '최초'라는 인식을 심어준 결과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의 표지를 보면,
"마케팅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한다. 브랜딩은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한다"
고 되어 있는데요, 이미 브랜딩이 되어 진정한 '브랜드'가 되어 있는 경우에는 마케팅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브랜딩을 하는 과정 자체는, 브랜딩을 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들의 집합체가 아닐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즉, 아직까지 경험과 지식이 미천한 제가 지금까지 이해한 바로는,
"'브랜드'는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하지만, '브랜딩'은 마케팅을 필요로 한다."
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주 많이 더 공부하면 제대로 알 수 있을라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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